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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비트코인 매입, ‘꿈의 전략’에서 악몽으로… 2,600% 급등 기업의 추락이 남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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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2.07 20:51
1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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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만 해도 월가의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던 ‘기업형 암호화폐 매입 전략’이 불과 몇 달 만에 가장 위험한 베팅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회사가 비트코인(Bitcoin, BTC)이나 이더리움(Ethereum, ETH)을 대량 매입한다고만 선언해도 주가가 코인 평가액을 훌쩍 뛰어넘던 과열 장세가 끝나면서, 디지털 자산 재무(DAT) 모델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코인만 사면 오른다”던 DAT, 몇 달 만에 반전

12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스트래티지(Strategy Inc.)를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회사로 바꿔 놓은 이후, 올해 상반기 수백 개 기업이 비슷한 방식의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DAT)에 뛰어들었다.벤처투자자 피터 틸(Peter Thiel),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일가 등 유명 인사들이 이 흐름에 올라타자 “현금을 놀리느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서 재무제표에 쌓자”는 논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기업이 토큰 매입 계획만 발표해도 주가가 실제 보유 자산 가치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을 받는 일이 반복됐다.그러나 4분기 들어 코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동성 환경이 빠르게 식으면서 이 전략은 순식간에 시장의 ‘최악의 거래’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샤프링크 2,600% 급등 후 86% 폭락…그린레인도 99% 증발

과열과 붕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샤프링크(SharpLink Gaming Inc.)다. 이 회사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이더리움(ETH) 대규모 매입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뒤 며칠 사이 주가가 약 2,600% 폭등했다.하지만 토큰 외 별도 수익 기반이 없다는 점, 사업 모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거품이 빠르게 꺼졌다. 현재 샤프링크 주가는 고점 대비 약 86%가 증발해 기업 전체 시가총액이 보유 토큰 평가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그린레인 홀딩스(Greenlane Holdings) 역시 디지털 자산 보유액만 약 4,800만 달러에 달하지만, 주가가 99% 넘게 빠지며 토큰을 들고도 기업 가치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중간값 기준 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약 6% 하락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DAT 관련 종목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높은 하방 리스크를 노출한 셈이다.


“코인만 쌓아선 안 된다”…실질 수익 없는 구조가 치명적

전문가들은 기업형 암호화폐 매입 전략이 무너진 근본 원인으로 ‘캐시플로 부재’를 지목한다.B. 라일리 시큐리티즈(B. Riley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페도르 샤벌린(Fedor Shabalin)은 “토큰을 그냥 쌓아두는 전략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시장이 이 구조의 한계를 인식했고, 그 결과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대부분의 DAT 기업은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전적으로 의존하고,자체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은 미미하며,토큰을 활용한 실질적인 서비스·수수료·인프라 비즈니스가 부족하다.즉, 투자자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 + 기업 재무 리스크라는 이중 리스크를 떠안는데, 상승기에는 이 구조가 레버리지 효과처럼 보였지만 조정장에 접어들자 취약성이 한꺼번에 드러난 셈이다.


레버리지로 키운 ‘세일러 모델’, 자금조달 경색에 직격탄

불안을 키운 것은 과도한 차입과 레버리지다.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와 우선주 발행을 반복하며 비트코인을 매입해 보유 규모를 키웠고, 한때 장부상 보유 자산 가치는 7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올해 들어 DAT 전략을 도입한 기업들이 조달한 금액은 45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이 자산에서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RIA 어드바이저스(RIA Advis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레보위츠(Michael Lebowitz)는 “투자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위험만 보는 게 아니라, 회사가 빚을 갚기 위해 암호화폐를 던질 수 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자금 조달 환경이 나빠지면서 스트래티지는 다시 시장을 찾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11월 유럽에서 발행한 영구 우선주는 할인 발행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모가 아래로 밀렸고, 중소 DAT 기업들은 아예 채권·지분 발행 창구가 막히는 상황에 부딪혔다.


“비트코인 안 판다”던 회사도…매도 가능성 언급에 시장 술렁

결정적인 충격은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 펑 레(Phong Le)의 발언에서 나왔다. 그는 투자자와의 소통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비트코인을 일부 매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히며, 회사의 수정 순자산가치(mNAV)가 1 아래로 떨어질 경우 매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마이클 세일러가 여러 차례 “비트코인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공언해 온 만큼, 이 발언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스트래티지까지 판다면 다른 DAT 기업들의 연쇄 매도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번진 것이다.현재 스트래티지는 단기 배당 재원을 위해 약 14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20년 8월 처음 비트코인을 매입한 이후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여전히 1,200% 이상 오른 상태다. 다만 올해만 놓고 보면 주가가 약 38% 하락해 DAT 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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