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년 주기’의 종말?…미니 사이클과 유동성의 새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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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자금 유입 둔화·거시 유동성 변화·채굴사 포트폴리오 조정이 만든 ‘룰의 전환’
비트코인(BTC) 시장이 더 이상 ‘반감기→강세→조정’으로 이어지는 4년 주기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조정은 일시적 되돌림이 아니라 내러티브의 주도권이 바뀌는 전환 국면이라는 해석이 부상한다. 핵심 축은 ETF 자금 유입 둔화,거시 유동성의 흔들림,채굴사들의 현금화/사업 다각화,알트코인 순환의 비대칭성 등이다. 시장은 거대한 파동 대신 짧고 빈번한 ‘미니 사이클’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인다.
ETF 랠리 이후,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현물 ETF 상장과 제도권 편입 기대는 2024~2025년 초반 랠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초기 유입이 점진적 둔화로 전환되면서, 가격의 추세 결정력이 단일 모멘텀에서 다중 요인으로 분산됐다. 이제는 매크로 유동성(금리 기대·미국 유동성 지표·레포시장 경직)과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격 탄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결론적으로 ETF는 ‘상시 매수자’가 아니라 상시 변동성의 증폭기로 자리 잡았고, 과거처럼 반감기만 기다리는 전략은 설명력이 줄고 있다.
‘미니 사이클’의 등장: 더 빠르고, 더 얕고, 더 자주
과거 한 번의 거대 사이클이 몇 년을 지배했다면, 지금은 수주~수개월 단위의 짧은 파동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특징: 테마·내러티브·유동성의 퀵 스위치(빠른 전환)
원인: 파편화된 유동성, 레버리지 구조의 얕아진 ‘깊이’, 파생·현물·ETF 간 흐름의 비동조화
결과: 급등·급락의 진폭은 크지만 추세 지속 시간이 짧아짐 → 포지션 운용에서 민첩성·부분 익절·리스크 분산이 필수 요건이 됐다.
DAT·기관 매집 내러티브의 현실 점검
올해 시장을 끌어올린 전략적 비축(DAT 매입·기관 매집) 내러티브는 단기 촉매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그 자체로 장기 추세를 담보하진 못했다. 일부 대형 매수 주체의 상환 여력·락업 구조가 단기 대량 매도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심리적 기준선(평단 추정치)은 시장에 테스트 라인으로 남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일부 상품은 신뢰도·자본력 측면 취약이 지적되며 국지적 매도설에 노출되기도 한다.
채굴사의 ‘현금화’와 AI 전환: 공급 곡선의 미세한 변화
채굴 기업 다수가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 비중을 키우며 현금 조달을 병행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유 BTC가 유동화될 여지가 생기고, 단기 하락 구간에서 투매 압력이 증폭되는 증폭기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면 변동성 자체는 과도하지 않은 범위라는 평가도 병존한다.
‘반감기=상승’ 공식에서 ‘유동성=추세’ 공식으로
비트코인은 이제 매크로 자산으로서 전통시장보다 먼저 흔들리고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 환경에서 4년 주기는 참고 지표일 뿐, 유동성의 방향과 속도가 추세를 좌우하는 새 게임의 법칙이 부각된다. 투자자는 반감기 달력을 넘겨보기보다, 유동성·구조적 수급·미니 사이클의 리듬을 읽는 능력에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