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나스닥과 80% 동조…AI 과열·금리 리프라이싱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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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Bitcoin, BTC)이 다시 나스닥과 강하게 묶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금리 전망 변화가 동시에 겹치며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보다는 여전히 “빅테크·성장주 바스켓”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투자 피로감에 4% 급락한 나스닥, 비트코인도 8만 6,000달러 붕괴
암호화폐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11월 21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4% 이상 급락했다.엔비디아(NVIDIA)가 또다시 ‘깜짝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과도한 차입 확대와 향후 수익성 둔화를 우려하며 성장주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비트코인도 직격탄을 맞았다.BTC 가격은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 6,000달러 아래로 밀려나며 주식시장과 동시에 조정을 받았다. 위험자산 전체에서 “리스크 오프(Risk-Off)”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레이 달리오 “시장 전반 거품, 당장 붕괴는 아니지만”…금·희소자산 비중 확대 주문
글로벌 매크로 투자 거장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 상황을 두고 “전체적으로 거품 영역에 들어선 것은 맞다”면서도, “곧바로 붕괴가 터질 정도의 시점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그러면서 그는 금(Gold)을 비롯한 희소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조언했다.특히 부유층 증세 강화를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으며, 자산가들에게는 세금·인플레이션·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자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미국의 거시 지표는 투자심리를 다시 긴축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9월 비농업 고용이 11만 9,000명 증가하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경계 발언이 다수 포착됐다.결국 “곧 완화로 돌아설 것”이라는 안이한 기대는 사라지고,고금리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위험자산 선호를 억누르고 있다.
채권시장이 말해주는 것: 3.50% 기대 55% → 20%로 급락
채권시장은 이미 내년 초 금리 전망을 재조정했다.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은 내년 1월 기준금리가 3.50%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을 약 55% 정도로 반영하고 있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이 확률이 20% 안팎으로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즉, “곧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서사는 약화됐고 “당분간 높은 금리와 긴 축소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자자들은 나스닥뿐 아니라 비트코인에서도 동시에 레버리지와 리스크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10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약 7.8% 후퇴하며, 10주 동안 쌓였던 상승분의 일부를 반납했다.
“AI 인프라 투자는 투기적” 논란…엔비디아만으로 산업 경제성 증명 못 해
AI 인프라 확대에 대한 회의론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또 하나의 축이다.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DA Davidson)의 기술 분석 책임자 길 루리아(Gil Luria)는 CNBC 인터뷰에서“데이터센터 투자는 본질적으로 투기성이 강하다”며,“2~3년 뒤 지금 진행 중인 AI 인프라 투자가 정말로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통계상으로도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계절조정 기준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다.엔비디아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다른 관련 기업들의 이익 구조,실제 AI 서비스의 상용화 수익,비용 대비 효율성등을 고려하면, “AI 산업 전체의 경제성이 검증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이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AI·반도체·클라우드와 비슷한 투자 스토리로 묶인 비트코인·위험자산 전체가 한꺼번에 리스크 축소 대상이 되는 경향이 강화된다.
비트코인–나스닥 30일 상관계수 80%…다시 ‘테크주 섹터’처럼 움직이는 BTC
이 같은 거시·산업 변수 속에서 눈에 띄는 점은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동조화 현상이 다시 강해졌다는 것이다.시장 데이터에 따르면,비트코인과 나스닥 간 30일 상관계수는 최근 80% 수준까지 치솟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기록했다.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시사한다.비트코인이 여전히 ‘디지털 골드’라기보다는 성장주·기술주 바스켓의 일부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 AI, 금리, 유동성 등 미국 금융시장의 메인 테마가 비트코인 가격에도 거의 실시간으로 투영되고 있다는 점“주식이 흔들리면 비트코인으로 피신한다”는 단순한 헤지 논리가 현실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 특히 단기 변동성이 커진 구간에서는,퀀트·알고리듬 트레이딩 모델이 주식·선물·비트코인·알트코인까지 한꺼번에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상관계수를 더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는다.
트럼프의 관세 기반 경기부양 시나리오, 유동성 기대 vs 현실의 괴리
정치 변수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감세 조합을 통한 경기 부양 구상이 재차 거론되면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재정 지출 확대,관세 수입 활용,기업 감세 등을 통해 유동성이 다시 풀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기대를 걸고 있다.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미 높은 국가 부채,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연준(Fed)의 신뢰 문제등이 맞물려, 정책 당국이 곧바로 완화 쪽으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결국 지금 시점에서 트럼프의 관세 기반 부양책은“언젠가 나올지도 모르는 장기 변수” 정도로만 가격에 반영되고 있을 뿐,단기적인 비트코인·나스닥 방향성을 바꿔놓을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론: 비트코인, 금리가 꺾이기 전까지 ‘변덕 심한 테크 동반자’
현재 비트코인 시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AI 과열 논란과 금리 리프라이싱이 동시에 겹치며 나스닥과 함께 한 덩어리의 위험자산으로 취급되고 있고 30일 기준 상관계수 80%라는 숫자가 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일부에서는미국의 재정 부담 심화,향후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관세·감세 조합 시나리오가 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완화와 비트코인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당장 눈앞의 시장은 방향성보다 리스크 축소가 우선인 구간에 머물러 있다.비트코인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으려면,고금리·고변동성 환경에서도 주식과 분리된 독립적인 가격 패턴을 보여줄 수 있을지,AI·테크 버블과 다른 자기만의 펀더멘털 스토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쌓아갈 수 있을지가앞으로의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