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조정 장세, 코인베이스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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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급락 속에 6월 이후 가장 낮은 주가 수준
가상자산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BTC)이 최근 장중 한때 9만달러 선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티커 COIN) 주가도 동반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3분기 실적에서는 성장세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인수 전략 좌초와 매출 구조 문제 등이 겹치며 주가가 다시 6월 당시 수준으로 내려온 모습이다.
단기 낙폭 확대된 코인베이스… 5개월 만에 다시 ‘저가 구간’
해외 투자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 집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대 중반이 빠진 약 256.2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가 263.9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프리마켓(정규장 개장 전 거래)부터 이어진 매도세가 정규장까지 이어지며 단기간에 낙폭이 크게 벌어진 셈이다. 이번 가격 위치는 지난 6월 13일 기록했던 237.45달러 구간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비슷한 수준까지 밀려난 흐름으로 해석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는 약 19% 가까이 낮은 수준으로,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을 때 코인베이스 주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다시 한 번 드러난 사례다.
실적 성장에도 투자 심리는 ‘보수적’… 3분기 매출 19억달러
아이러니하게도 숫자만 보면 코인베이스의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 회사 측 발표 기준,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약 25% 증가한 19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등 주요 디지털자산의 가격이 상반기 대비 회복되면서, 거래량과 수수료 수입이 함께 늘어난 결과다.
그럼에도 주가가 실적 개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향후 성장 스토리가 오히려 약해졌다”는 시장 인식이 거론된다. 특히 비거래(Non-trading) 부문을 키우기 위한 핵심 카드로 여겨지던 대형 인수 계획이 좌초된 점이 투자 심리를 차갑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사 BVNK 인수 무산
20억달러 규모 전략 딜, 이유 공개 없이 철회
코인베이스는 그동안 영국 기반 핀테크 기업 BVNK 인수를 추진해 왔다. BVNK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여러 통화를 오가며 결제·송금을 처리하는 국경 간 결제 특화 기업으로, 인수 규모는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이 딜이 성사됐다면 코인베이스는 단순 매매 중개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스테이블코인 결제·해외 결제 인프라 영역으로 수익원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인수 협상은 이달 12일(현지시간) 전격 취소됐다. 코인베이스는 구체적인 이유를 외부에 밝히지 않았고, 규제 검토 과정에서의 변수, 기업가치 평가 이견, 내부 전략 변경 등 여러 가능성만 시장에서 추론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코인베이스가 매출원 다변화 전략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고, 이 점이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거래 수수료 매출 비중
코인 가격이 곧 코인베이스 실적·주가로 연결되는 구조
코인베이스는 규제 준수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가운데 상위권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전체 매출 중 거래 수수료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구조적 특징을 안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상승장에서는 거래량 확대에 따라 수수료 수입과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지만, 조정장에서는 거래 자체가 줄어들면서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압박을 받는다. 실제 주가 흐름을 시간 순으로 보면 이 패턴이 그대로 확인된다. 지난달 10일, 코인베이스는 장중 한때 402.16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게 치솟았다가 마감가는 357달러 안팎으로 밀리며 하루 동안 변동성이 컸다.
이후 지난달 27일 361.43달러까지 다시 되돌렸지만, 그 이후로는 300달러 선 아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약세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 재점화, 고금리 장기화 전망, 위험자산 선호 약화 등 거시 환경이 동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릴 때 코인베이스 주가가 ‘증폭 장치’처럼 더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JP모건과의 협업 확대…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 시도
JPM 코인 관련 서비스 강화에 속도
코인베이스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자산 인프라·기관 비즈니스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JP Morgan)**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JP모건이 자체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결제 수단인 ‘JPM 코인’ 관련 지원 범위를 넓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공략하려는 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기업·기관 대상 결제 및 정산 인프라
대형 고객을 위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보관 서비스
금융기관·핀테크와 연계한 온·오프체인 결제 솔루션
단순 거래소를 넘어선 디지털자산 인프라 플랫폼 지위 확보
이러한 비(非)거래 부문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비트코인 가격 등락에 따라 코인베이스 주가가 흔들리는 폭도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 일부에서 제기된다. 다만 BVNK 인수 계약이 무산되면서 스테이블코인·국경 간 결제 사업을 단번에 키울 기회가 사라진 상황이어서, 코인베이스가 어떤 방식으로 대체 전략을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코인베이스 주가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코인베이스 향후 관전 포인트
비트코인 흐름, 비즈니스 다각화 속도, 규제 환경이 핵심
향후 코인베이스 주가를 좌우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비트코인 및 주요 코인 가격 추세
비트코인이 다시 9만달러선을 회복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 거래량 확대와 함께 코인베이스 실적·주가도 회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 거래 위축과 수수료 감소 우려가 동시에 부각될 수 있다.
2. 인프라·B2B 사업의 실제 성과
JP모건과의 협업, 향후 추가 파트너십, 새로운 서비스 출시 등이 매출·이익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BVNK 인수 철회를 대체할 새로운 스테이블코인·결제 전략이 제시된다면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여지가 있다.
3. 글로벌 규제·제도 변화
미국·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구체화되는 과정이 코인베이스에 부담이 될지, 오히려 제도권 사업자로서 기회가 될지가 중요하다.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면 기관·기업 수요가 확대될 수 있고, 이 경우 규제 준수 이미지를 앞세운 코인베이스가 상대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