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틱톡 수익도 스테이블코인 시대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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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VISA) 스테이블코인 기반 급여 지급 시범 도입
글로벌 결제 공룡 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기반 급여 지급을 시범 도입하면서, 크리에이터 경제에도 정산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튜브·틱톡·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이 그동안 각국 법정화폐로 지급해 온 크리에이터 수익을 스테이블코인 기반 실시간 정산 구조로 바꿀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현재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애드센스, 틱톡 크리에이터 펀드, 아마존 파트너스 등에서 수익을 달러 등 법정통화로 지급받고, 이를 다시 자국 통화로 환전하는 구조에 묶여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송금 지연·높은 수수료·환율 부담은 오랫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비자, USDC 급여 지급으로 ‘스테이블코인 정산’ 실전 테스트
비자는 최근 자사 송금 네트워크인 ‘Visa Direct’를 활용해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이 직원·크리에이터·프리랜서에게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보상하는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국제 송금 처리 속도 단축, 중개 은행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 절감, 365일 24시간 정산 가능, 소액·다회성 지급(마이크로 페이먼트)에 최적화 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크리에이터처럼 소액 수익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직군에는 정산 효율 개선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시대, ‘소액 다건 정산’이 핵심 이슈로
광고·커머스 업계가 대형 인플루언서 중심에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나노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정산 구조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수백·수천 명의 크리에이터에게 각각 몇만 원~수십만 원 단위 수익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스위프트(SWIFT) 기반 국제 송금망은 속도·수수료 측면에서 비효율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플랫폼들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 레일 구축, 자체 토큰 혹은 특정 스테이블코인 채택, 온·오프체인 결제 인프라 연동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하며, 정산 비용 절감과 지급 속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아마존·메타도 노크…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재도전
아마존: 이커머스·클라우드·콘텐츠·광고가 결합된 초대형 생태계를 보유한 만큼, 자사 플랫폼 전반에서 사용 가능한 자체 스테이블코인(가칭 ‘아마존 코인’) 발행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광고 정산, 셀러 정산, 크리에이터 수익 지급까지 모두 하나의 디지털 자산으로 통합할 수 있다.
메타(구 페이스북): 과거 리브라·디엠(Diem) 프로젝트가 규제 장벽에 막혀 중단됐지만,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재도전 환경이 다시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빅테크가 스테이블코인 정산 체계를 본격 전개할 경우, 유튜브·틱톡·아마존·인스타그램 등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디지털 달러 기반 정산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크리에이터·플랫폼 모두에게 유리한 ‘정산 혁신’
스테이블코인 정산이 본격화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명확하다.
크리에이터 입장
빠르고 싸게 받는다
수익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
은행·중개사 수수료 감소
글로벌 활동 크리에이터의 수입 관리 단순화
특정 국가·통화에 덜 묶인 수익 구조
특히 해외 플랫폼 수익 비중이 높은 크리에이터일수록, 실시간에 가까운 정산과 낮은 수수료의 체감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플랫폼 입장
비용 절감 + 정산 구조 단순화
복잡한 국가·통화별 정산 프로세스 축소
해외송금에 따른 금융 비용 및 운영 비용 절감
크리에이터 보상 모델(구독·팁·마이크로 페이먼트 등) 확대 용이
디지털 자산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토큰 리워드, 온체인 멤버십 등) 실험 가능
결국 스테이블코인 정산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수익 구조를 ‘느리고 비싼 은행 시스템’에서 ‘빠르고 유연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옮기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국내 시장의 ‘큰 구멍’…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다
문제는 한국이다. 글로벌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 체계를 깔고 있는 와중에, 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원화(KRW)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다. 현재 국내 크리에이터와 판매자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달러 혹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수익을 수령한 뒤 다시 원화로 환전해 국내 계좌로 옮겨야 한다. 이 구조는 곧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불확실성, 환전 수수료 및 송금 수수료 추가 부담, 회계·세무 처리의 복잡성 증가 로 이어진다. 특히 크리에이터의 경우 세무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디지털자산+외화+원화가 뒤섞인 구조에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부재가 초래할 ‘역차별’ 시나리오
만약 글로벌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본격 도입했음에도, 한국에 규모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국 크리에이터 - 다른 나라 크리에이터는 자국 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빠르게 정산받는 반면, 한국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 원화 환전이라는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 구조에 놓일 수 있다.
국내 플랫폼·커머스 사업자 - 해외 스테이블코인 결제망과 별도로, 국내용 원화 결제 시스템을 따로 유지해야 해 비용과 시스템 복잡도가 높아진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플레이어가 글로벌 정산 인프라 경쟁에서 뒤처지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핀테크·결제 기업,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입 ‘저울질’
국내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디지털 자산·핀테크 정책 기조 변화에 맞춰, 여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 확대를 검토하며 시장 진입 타이밍을 재고 있다.
전자결제·커머스 인프라 기업: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러그인, 온·오프라인 가맹점 연동, 글로벌 셀러 정산 지원 등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시뮬레이션 중
핀테크 스타트업: 디지털 자산 지갑, 멀티 체인 결제, 온·오프램프(법정화폐↔디지털 자산 교환) 인프라 구축 방안 검토
일부 상장사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수혜 기대감이 부각되며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이미 선반영되고 있다.
법·제도는 아직 갈 길 멀다… 자본 요건만으론 부족
다만 제도·규제·자본 구조 측면에서 넘어야 할 허들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재 국회에는 디지털 자산 발행·유통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여기에는 최소 수억~수십억 원대 자본금 요건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렇게 지적한다. 글로벌 수준의 결제·정산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려면, 단순 발행 자본금이 아니라 수천억~1조 원대까지 투자 여력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다.
리스크 관리, 고객 자산 보호, 해킹·사고 대비 보험, 유동성 관리 등을 고려하면 “토큰만 발행하고 끝내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실상 하나의 ‘디지털 은행’ 수준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즉, 입법으로 최소 요건만 정했다고 해서 바로 안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이 준비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 규제 로드맵
글로벌 크리에이터 정산 환경이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이 시급하다.
신뢰 가능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모델 설계
1:1 지급준비금 구조, 투명한 감사, 유동성 관리 체계 확립
은행·증권사·대형 핀테크 등과의 역할 분담
명확한 규제·감독 프레임워크 구축
발행·유통·보관·정산을 구분한 라이선스 체계
투자·투기용 코인과 결제·정산용 스테이블코인 분리 규율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동 전략 마련
유튜브·틱톡·아마존 등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산 테스트베드 추진
크리에이터·셀러 대상 시범 사업 및 인센티브 제공
크리에이터·사업자 대상 세무·회계 가이드라인 제공
디지털 자산으로 수령한 수익의 신고·과세 기준 명확화
소규모 크리에이터를 위한 간소화된 신고 방식 마련
“유튜브 수익 구조가 바뀐다”는 말의 진짜 의미
유튜브·틱톡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 체계로 이동한다는 것은 단순한 결제 방식 변화가 아니다. 이는 **“콘텐츠 수익이 국경과 은행 시스템의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 네이티브 금융 인프라 위로 올라간다”**는 선언에 가깝다. 크리에이터에게는 더 빠르고 투명한 수익 구조, 플랫폼에게는 더 효율적이고 확장성 높은 정산 인프라 국가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패권 경쟁의 장이 열린 셈이다.
이 구도 속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부재는 곧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에서의 한국 패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의 발 빠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