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탈중앙의 괴물 탄생… “이더리움과 코인베이스의 결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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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시장 판도 뒤흔든 탈중앙 거래소
불과 2년 전 등장한 탈중앙 무기한 선물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0월 초 발생한 급락장에서 100억 달러가 넘는 포지션 청산이 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면서 “2025년 암호화폐 시장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이퍼리퀴드는 패러다임(Paradigm), 판테라 캐피털(Pantera Capital) 등 대형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 일일 거래량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기존 중앙화 거래소(CEX)보다 작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코인베이스(Coinbase)**를 능가하는 거래 규모를 기록 중이다.
유동성의 비밀: HLP(하이퍼리퀴드 프로바이더) 모델
하이퍼리퀴드 성공의 핵심은 독자적인 유동성 시스템인 **HLP(Hyperliquidity Provider)**다. 이 모델은 사용자 예치금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된 거래 풀로, 일종의 “공동 마켓메이킹 자금” 역할을 수행한다. 전통 금융 출신인 공동 창립자 **제프 얀(Jeff Yan)**은 “유동성은 거래 속도와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 강조한다. HLP 시스템은 시장 참여자들이 빠르게 포지션을 진입·청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현재 5억 달러 이상의 예치금이 시스템 내에서 운용 중이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기업 **위터뮤트(Wintermute)**의 분석가 펠릭스 부케르트(Felix Buchert)는 “HLP는 탈중앙 거래소의 가장 큰 약점이던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탈중앙’과 ‘내부 통제’ 사이의 딜레마
하이퍼리퀴드의 급성장은 동시에 논란을 불러왔다. 거래소는 “완전한 온체인 투명성”을 내세우지만, 실제 네트워크를 검증하는 밸리데이터(validator) 수는 약 24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소수 중심의 권력 집중이 탈중앙화 원칙과 상충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HLP가 일부 거래의 상대방(counterparty) 역할을 하면서 잠재적 이해 상충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 코인베이스 임원 **비샬 굽타(Vishal Gupta)**는 “거래소가 자체 자금으로 시장에 개입한다면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YPE 토큰 바이백 구조, ‘돈 버는 기계’로 작동
하이퍼리퀴드의 경제 생태계 중심에는 자체 토큰 HYPE가 있다. 거래 수수료의 대부분이 **토큰 바이백(buyback)**에 재투입되며, 이를 위한 **지원 기금(Assistance Fund)**은 이미 14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구조는 거래량이 늘수록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고, 바이백 규모가 확대되어 HYPE 가격이 상승하는 **‘반사적(reflexive) 선순환 구조’**로 작동한다. 그러나 거래량이 줄어들면 이 메커니즘은 역전되어 HYPE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규제 리스크: “탈중앙인가, 또 다른 중앙화인가”
하이퍼리퀴드는 규제 관할권 밖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이다. 지지자들은 “온체인 데이터로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며, 사용자 자금을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화 거래소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이퍼 재단(Hyper Foundation)**이 HYPE 스테이킹의 약 3분의 2를 통제하고 있어 거버넌스 집중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일부 사건에서는 검증자들이 강제 청산을 승인하면서 “하이퍼리퀴드가 스스로 시장 개입을 정당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확장하는 하이퍼리퀴드 생태계
현재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하이퍼리퀴드 인프라 위에서 구축되고 있다. 이는 BNB 체인이나 **솔라나(Solana)**에 견줄 만한 규모로, 단순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아틀라스 머천트 캐피털(Atlas Merchant Capital)**의 공동 창립자 **데이비드 샤미스(David Schamis)**는 “하이퍼리퀴드는 거래소이자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코인베이스와 이더리움을 결합한 형태”라며 “15명 미만의 팀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놀라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전망: “탈중앙 금융의 미래, 하이퍼리퀴드가 이끈다”
하이퍼리퀴드는 빠른 기술 혁신과 대담한 실험으로 “국경 없는 거래소”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규제 리스크와 거버넌스 논란이 존재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탈중앙 금융(DeFi)의 차세대 표준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디지털 자산에 점점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만큼, 하이퍼리퀴드는 향후 글로벌 거래 시장의 중심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