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 부실 우려 재점화… 비트코인 급락·투자심리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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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행 부실 대출 공포에 위험자산 급락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BTC) 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17일 오전 8시 40분 기준, 업비트(Upbit) 에서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1.8% 하락한 1억6,544만 원에 거래됐다.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 기준으로는 10만8,075달러, 약 2.5% 하락세였다. 주요 알트코인을 묶은 코인데스크20 지수 또한 3% 이상 하락,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양상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으로 ‘롱 포지션 청산’ 집중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 통계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약 7억3,0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포지션이 정리됐다. 이 중 비트코인 관련 청산액이 2억3,500만 달러(약 3,300억 원) 로 가장 컸으며, 그중 약 75%가 롱(Long) 포지션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ETH) 도 약 2.3% 하락하며 1억6,000만 달러대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상승에 베팅했던 포지션이 잇따라 청산되면서, 시장은 단기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 이밖에 리플(XRP),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자이온스·웨스턴얼라이언스 주가 폭락… ‘SVB 사태’ 불안 재현
이번 급락의 촉매는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공시다. 자이온스 뱅코프(Zions Bancorp) 는 계열사 캘리포니아은행에서 약 5,000만 달러(700억 원) 규모의 대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고, 이 발표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13%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 웨스턴얼라이언스(Western Alliance Bancorp) 역시 같은 차입자에게 대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11% 급락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는 “현재로선 두 은행의 개별 이슈로 보이지만, SVB 이후 시장의 신용 리스크 경계심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트라이컬러홀딩스 파산·JP모건 손실… 불안 확산
이번 사태는 자동차 대출 전문기업 트라이컬러홀딩스(Tricolor Holdings) 의 파산과도 맞물려 있다. 이 회사는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해 왔으며, 부실이 누적돼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 는 관련 손실로 3분기 약 1억7,000만 달러(2,4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 같은 소식은 금융권 전반의 신용 불안 심리를 자극,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
시장 유동성 위축… 알트코인 매수세 약화
트루이스트(Truist) 의 데이비드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권에서 잇따르는 일회성 부실 사례로 인해 투자자들이 고위험 자산을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냅퓨처스(Synapse Futures) 의 웨니 차이(Wenny Chai) 공동창업자는 “시장 내 유동성이 줄어들며 자금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그 결과 알트코인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와이즈(Bitwise) 의 맥스 셰넌(Max Shannon) 연구원은 “위험 회피가 강화된 상황에서 일부 코인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기초 체력이 강한 주요 자산군은 향후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포·탐욕지수 28점… 투자심리 ‘한랭전선’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Alternative.me) 의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 는 28포인트(공포 단계) 로 하락했다. 전날 34포인트, 지난주 64포인트(탐욕 구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시장이 극도의 불안감 속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을 의미한다. 현재 수치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극대화된 수준임을 시사한다.
은행 리스크에 흔들린 암호화폐 시장, 반등 모멘텀은 ‘약세’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노출이 비트코인 급락과 롱 포지션 청산 확대로 이어졌고, 투자심리 지표 하락(28점) 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 단기적으로는 신용 리스크 완화 여부가 시장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