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반등 속 ETF 자금은 이탈…가상자산 시장 수급 괴리 확대

비트코인 9만 달러 중반 회복…단기 기술적 반등 구간 진입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이 하루 만에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12일 기준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전일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다시 9만 달러 중반 가격대를 회복하며 투자 심리를 일정 부분 되살렸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3조140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되며, 24시간 기준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약 2% 이상 오르며 9만25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 역시 3200달러대를 회복했고, 솔라나·비앤비·엑스알피 등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도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솔라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단기 강세 흐름을 주도했다.

알트코인 전반 강세…종목별로는 차별화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종목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이더리움은 비교적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으며, 도지코인과 카르다노도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일부 레이어1 프로젝트와 결제형 토큰은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제한적인 움직임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최근 조정 국면에서 과도하게 쌓였던 매도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단기 반등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물 ETF 자금 흐름은 여전히 보수적

가격 회복과 달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자금 유출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하루 동안 수천만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더리움 ETF 역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가격이 단기 저항 구간에 접근하면서 기관 투자자 중심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연말을 앞둔 포트폴리오 조정과 리밸런싱 수요 역시 ETF 자금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현물 시장 가격은 반등했지만, 중장기 자금 성격의 ETF 수급은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서 숏 포지션 정리…반등의 직접적 배경

이번 가격 반등의 직접적인 동력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확인됐다. 최근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파생시장에서는 약 2억 달러를 웃도는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숏(매도) 포지션 정리에 집중됐다.

비트코인의 경우 숏 포지션 청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더리움은 롱·숏 청산이 비교적 균형을 이뤘다. 과도한 하락 베팅이 먼저 정리되면서 가격이 기술적으로 반등하는 전형적인 숏 스퀴즈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국내 금융시장도 위험자산 선호 유지

국내 증시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1% 이상 상승하며 4160선 위에서 거래를 마감했고, 코스닥도 소폭 오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 중반에서 마감하며 큰 변동성 없이 움직였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과 맞물려 국내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했다.

규제 환경은 혼조…제도 불확실성은 여전

정책 및 규제 측면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와 관련한 일부 기준이 철회되며 거래소 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됐지만, 명확한 후속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 관련 기본 법안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며 제도권 편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법안 세부 내용과 시행 시점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 반등 이후 방향성은 여전히 탐색 국면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을 추세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ETF 수급이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비트코인 9만 달러 중후반 구간에서의 지지력과, ETF 자금 흐름 변화, 거시경제 지표 발표 등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