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서클·비트고, 미 연방 은행 인가 문턱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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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기업의 금융권 편입, 제도권 전환 가속
미국 금융당국이 주요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은행 전환 절차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리플(Ripple), 서클(Circle), 비트고(BitGo) 등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이 미국 연방 차원의 은행 인가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을 확보하면서,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통화감독청, 디지털자산 기업에 ‘조건부 승인’ 부여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현지시간 12일, 다수의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에 대해 연방 은행 인가와 관련한 조건부 승인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해당 기업들이 연방 규제 체계 아래에서 은행 또는 신탁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관문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조건부 승인은 최종 인가 이전 단계로, 추가적인 자본 요건과 내부 통제 기준 등을 충족할 경우 정식 은행 라이선스로 이어질 수 있다.
리플, 국가 신탁은행 설립에 한 발 더 가까워져
블록체인 기반 결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리플은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Ripple National Trust Bank)’ 명의로 국가 신탁은행 인가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이는 리플이 미국 내에서 디지털자산 보관 및 관련 금융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XRP 레저(XRP Ledger)를 중심으로 글로벌 송금과 결제 솔루션을 확장해 온 리플에게 이번 승인 절차는 사업 다각화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서클, 스테이블코인 기반 은행 모델 본격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은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를 통해 연방 은행 인가 절차에서 조건부 승인을 획득했다. 서클 경영진은 이번 결정이 기관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 파트너들에게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금융 인프라가 기존 은행 시스템과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비트고·피델리티·팍소스, 연방 감독 체계로 이동
이와 함께 비트고 뱅크 앤드 트러스트,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 팍소스 트러스트 컴퍼니 역시 주(州) 단위 신탁회사에서 연방 신탁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신청이 조건부 승인됐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각 주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연방 차원의 통합된 감독 체계로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디지털자산 보관, 결제, 기관 대상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한층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과 전통 금융의 경계 허물어지나
연방 은행 인가를 확보할 경우, 디지털자산 기업들은 가상자산 보관과 거래 기능을 기존 금융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에 제도적 신뢰가 확대되고, 기관 자금 유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은행 인가를 받은 디지털자산 기업은 규제 준수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기존 금융기관과 유사한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친(親)디지털자산 기조 속 추가 신청 이어져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내에서 디지털자산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형성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스트라이프 산하의 브리지, 크립토닷컴 등도 연방 은행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디지털자산 산업이 ‘규제 밖 실험 단계’를 넘어, 전통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