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 논란 속 JP모건, 하락장에 이더리움 1억달러 먼저 넣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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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조정이 길어지며 “이더리움 사이클 끝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월가의 대표 거대 은행 JP모건은 오히려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 자금을 올려놓으며 정반대 행보를 택했다. 단순 테스트를 넘어, 전통 머니마켓펀드를 온체인으로 옮기려는 ‘방향 전환’의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통 머니마켓펀드, 통째로 이더리움 위로
암호화폐 전문 유튜브 채널 알트코인 데일리(Altcoin Daily)는 12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JP모건이 이더리움(Ethereum, ETH)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마이 온체인 넷 일드 펀드(My Onchain Net Yield Fund)’를 선보였다고 전했다.이 상품은 자산 구성과 운용 방식은 기존 머니마켓펀드와 비슷하지만, 지분 발행·이전·정산 과정은 모두 이더리움 상에서 이뤄진다. 중앙 청산기관을 거치는 기존 구조와 달리, 블록체인에서 바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짧아지고, 지분 소유권 이동도 실시간에 가깝게 처리할 수 있다.JP모건은 총 4조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은행 가운데 하나다. 이 거대 기관이 새 펀드에 약 1억달러의 자체 자금을 먼저 넣은 뒤, 이후 기관 고객을 순차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에서 “단순 파일럿이 아니라, 장기 사업 전환의 첫 단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랙록·피델리티도 선택한 ‘온체인 본사’는 결국 이더리움
알트코인 데일리는 이번 행보를 “고립된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블랙록, 피델리티, UBS, 스테이트스트리트, BNY멜론,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이 자산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 인프라 구축의 기초 체인으로 잇따라 이더리움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 기관은 국채, 회사채, 부동산, 머니마켓펀드 등 전통 자산을 토큰화해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담보·청산할 수 있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네트워크 수수료 지불과 검증 보안을 위해서는 결국 ETH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프라가 커질수록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요와 장기 보유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가격은 흔들려도, 기관 자금은 ‘하락장 인프라 투자’
흥미로운 점은 가격 흐름과 자금의 이동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들이 조정을 받는 동안, JP모건 같은 대형 플레이어들은 싼 구간을 활용해 온체인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알트코인 데일리는 지금 시장을 “개인 투자자는 피로감에 물러나고, 그 자리를 글로벌 금융자본이 서서히 채워 넣는 교체 구간”으로 규정했다. 단기 차트만 보면 변동성에 시달리는 약세장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다음 사이클을 겨냥한 토큰화 인프라가 조용히 깔리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정책도 이더리움 기반 ‘온체인 금융’에 힘 싣나
제도권 환경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뱅가드와 찰스 슈왑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 접근을 넓히고, 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및 블록체인 인프라 자문 사업을 확대하는 등, 전통 금융사는 더 이상 암호화폐를 단순 투기시장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 논의가 병행되며, 온체인 금융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규칙 만들기가 진행 중이다. 알트코인 데일리는 글로벌 검색량과 관심도 측면에서 솔라나(Solana) 같은 경쟁 체인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기관급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무대는 여전히 이더리움이 중심”이라고 정리했다.요약하면, 가격만 보면 ‘끝물’처럼 보이는 이더리움이지만, JP모건의 1억달러 선제 투자는 거꾸로 다음 장을 준비하는 신호에 가깝다. 단기 시세와 별개로, 전통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어떤 체인 위에 시스템을 쌓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