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에너지가 화폐’ 관점 재소환…비트코인 작업증명(PoW) 가치 다시 조명되나

머스크가 다시 꺼낸 ‘에너지=화폐’ 메시지, 왜 주목받나

머스크는 약 3주 전 한 팟캐스트에서 에너지를 화폐의 본질에 가깝게 보는 시각을 언급하며, 비트코인을 물리학적 원리에 기대는 자산처럼 설명한 바 있다. 이후 해당 논지를 다시 공유하면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작업증명 구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강화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확산됐다. 특히 비트코인이 가진 구조적 특징—실제 비용(전기·설비·운영)이 투입돼야 발행이 가능하고, 중앙 주체가 임의로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 ‘에너지 기반 화폐’라는 서사와 맞물리며 해석의 여지를 키웠다.

‘물리학 기반 화폐’라는 표현이 겨냥하는 것: PoW의 비용 구조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oW)은 네트워크 보안과 거래 검증을 위해 연산 경쟁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현실 세계의 에너지와 비용이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이 때문에 PoW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손쉽게 찍어낼 수 없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신뢰가 강화된다고 주장해왔다.

머스크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법·제도만으로 무한 발행되는 통화와 달리, 에너지는 물리적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PoW 기반 발행 모델이 ‘화폐의 본질’에 근접한다는 시각이다. 결국 이번 재공유는 비트코인의 핵심 설계 철학—비용을 동반한 발행, 강제된 희소성—을 다시 전면에 띄우는 효과를 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도입→중단’ 전례가 남긴 여운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거리를 조절해온 이력 때문에, 이번 메시지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2021년 테슬라는 대규모 비트코인 매입을 발표하고 한때 결제 수단으로도 도입했지만, 이후 환경 문제를 이유로 결제 지원을 중단했다. 당시 머스크는 채굴 전력의 일부가 석탄 등 고탄소 에너지원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테슬라의 친환경 기조와 충돌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전례는 시장에 강한 학습효과를 남겼다. 머스크의 발언은 종종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고, 그만큼 재차 언급이 나올 때마다 “테슬라의 기조가 바뀌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해석을 바꾼다

최근 비트코인 채굴 환경은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중국의 채굴 규제 이후 채굴 인프라가 미국(특히 텍사스)·북유럽·아이슬란드 등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 믹스가 변했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 관련 보고서가 인용되며, 비트코인 채굴 전력에서 지속가능 에너지 비중이 50%를 상회한다는 관측도 업계에서 회자된다. 이런 흐름은 “환경 문제 때문에 비판적이었던 머스크가 다시 PoW를 언급할 명분이 생겼다”는 해석으로 연결된다.

‘철학’ 이상의 신호일까

이번 발언이 곧바로 정책 변화나 기업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시장은 머스크 메시지의 파급력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함께 거론된다.

**비트코인 작업증명(PoW)**에 대한 인식 변화가 확산될 가능성

친환경 채굴이 더 보편화될 경우, 과거처럼 “환경 리스크”를 이유로 한 비판이 약해질 가능성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이 결제·보유 전략을 검토할 때, “에너지 기반 자산” 프레임이 다시 활용될 여지

즉, 이번 메시지는 가격 예언이라기보다 비트코인 서사를 다시 붙이는 촉매로 기능할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에너지, 규제, 채굴 효율

머스크의 ‘에너지가 화폐다’ 메시지가 실제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지려면, 결국 핵심은 말이 아니라 환경과 데이터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변수는 아래와 같다.

채굴 전력의 실제 구성: 재생에너지 비중 추세가 객관적 데이터로 얼마나 강화되는가

에너지 정책·전력 가격: 전력 시장 변동이 채굴 수익성과 네트워크 보안 비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채굴 효율(장비·냉각·운영): 기술 혁신이 전력 대비 해시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는가

규제 프레임: 탄소 규제가 강화될수록 PoW 논쟁이 재점화될 가능성

이 변수들이 우호적으로 움직이면, “PoW는 비효율”이라는 단순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트코인 채굴의 산업적 최적화라는 관점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에너지 기반 화폐’ 논쟁, 비트코인 재평가의 출발점이 될까

머스크의 메시지는 늘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비트코인·작업증명(PoW)·에너지라는 키워드가 한 줄로 연결될 때는 시장 참여자들이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과거와 달리 채굴의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에너지가 화폐다”는 관점은 비트코인을 다시 설명하는 데 유용한 내러티브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