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금은 신고가인데 비트코인만 부진…“펀더멘털이 아니라 ‘구조’가 눌렀다”는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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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금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비트코인(BTC)은 오히려 성과가 뒤처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거시 환경이 우호적이고 제도권 채택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단독 부진’은 투자자들에게 의문을 남긴다. 시장에서는 이 현상을 단순한 수요 부족이 아니라, 헤징(위험 회피) 수요와 합성 레버리지(파생 구조)가 가격을 누르는 구조적 요인으로 보는 해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호재는 넘치는데 가격은 왜 눌리나”…연초 대비 마이너스 흐름의 역설
일부 시장 관측에 따르면 2025년은 ‘친(親) 비트코인 정책 기조’, ‘기관 및 국가 단위의 채택 확대’, ‘기업의 공격적 매집’ 같은 긍정적 재료가 동시에 존재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약세 흐름을 보였고, 과거 고점 대비로도 큰 폭의 회복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알트코인 시장은 더 거칠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지난 2년 동안 다수 코인이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위험자산 전반의 회복 탄력이 약해졌다는 해석이 시장 심리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진짜 변수’로 떠오른 글로벌 유동성…금리보다 “돈의 총량 흐름”에 주목
비트코인의 중장기 방향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글로벌 유동성이 재차 부상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는 “금리 인하” 같은 단일 이벤트보다,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에 공급되는 유동성의 총량과 속도가 가격 형성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본다.이런 시각에 따르면, 현재의 부진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유동성 사이클과 시장 구조가 일시적으로 맞물리지 않은 구간일 수 있다. 즉 “좋은 뉴스가 있어도 돈이 안 들어오면” 가격은 눌릴 수 있고, 반대로 유동성 흐름이 전환되는 순간 가격이 빠르게 재평가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논리다.
헤징과 합성 레버리지…현물 가격이 ‘있는 힘’ 못 쓰는 구조
시장 구조 측면에서 자주 거론되는 단어는 헤징과 합성 레버리지다.
헤징: 기관이나 큰 자금이 현물을 사더라도, 동시에 파생시장(선물·옵션 등)에서 위험을 상쇄하는 포지션을 잡으면 “순수한 매수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
합성 레버리지: 파생상품을 통해 레버리지가 쉽게 쌓이면, 가격이 일정 구간을 흔들 때 청산·리밸런싱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상승을 끊거나 하락을 과장할 수 있다.
이런 구조가 강해질수록 시장은 “호재 → 즉시 상승”이 아니라, 포지션 정리와 유동성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조용한 고래 매집…“공포 구간에서 물량 모은다”는 신호로 해석
흥미로운 대목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고래(대규모 지갑)가 꾸준히 물량을 모으는 정황이 언급된다는 점이다. 특정 기간에 한 고래가 수천 BTC를 대규모로 매집했다는 사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마트 머니는 저점 구간에서 움직인다”는 서사를 강화한다.다만 고래 매집은 반등의 ‘조건’이 될 수는 있어도 ‘보장’은 아니다. 고래가 매집한 뒤에도 유동성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횡보가 길어질 수 있고, 반대로 유동성이 붙으면 짧은 시간에 급격한 추세 전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2020년 12월과 닮았다”는 비교…기다림 전략이 다시 등장
일부 해석은 현 국면을 과거 특정 시점(예: 2020년 말)과 비교하며 “당시에도 분위기는 나빴지만 이후 급격한 전환이 나왔다”는 논리를 편다. 이런 비교는 투자자들에게 단기 변동성보다 사이클 관점의 인내를 강조하는 쪽으로 이어진다.물론 과거와 현재는 환경이 다르다. 다만 시장이 공포에 기울 때 장기 보유(HODL) 성향이 강화되는 현상은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의 약세는 ‘붕괴’가 아니라 ‘불일치’일 수 있다
현재의 비트코인 부진을 “펀더멘털이 무너졌다”로 해석하기보다는, 시장 구조(헤징·파생 레버리지)와 유동성 사이클이 엇갈리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네트워크 안정성, 장기 보유자 비중, 기관 관심 같은 기반 요인이 유지되는 한, 전환의 트리거는 결국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과 시장 포지션의 정리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