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새 결제계좌’ 검토에 핀테크·코인업계 술렁…코인베이스의 제도권 직행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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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핀테크·암호화폐 기업을 포함한 비은행권에 중앙은행 결제 시스템 접근 경로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제도권 은행 시스템 편입’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결제 인프라의 문턱이 실제로 낮아질지에 쏠린다. 만약 제도가 현실화되면, 대형 은행이 사실상 독점해 온 결제 네트워크의 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키니 마스터 계좌’가 뭐길래…핵심은 “직접 결제 연결”
이번 논의의 중심은 일명 ‘스키니 마스터 계좌’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결제 계좌다. 취지는 명확하다.기존에는 중앙은행 결제 시스템에 들어가려면 까다로운 절차와 감독 체계를 충족해야 했는데, 새 틀은 혁신 기업이 결제 기능에 한해 더 단순한 통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는 점이 포인트다.시장이 이 제도를 민감하게 보는 이유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결제 라인에 연결될 수 있느냐”가 곧 비용 경쟁력, 처리 속도, 안정성, 그리고 사업 확장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도 온도차…“산업 변화 반영” vs “자금세탁 리스크”
연준 내부에서도 시각은 나뉜다.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결제 산업의 급속한 변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규칙은 혁신을 따라가야 한다”는 관점이다.반면 마이클 바 부의장은 연준이 직접 감독하지 않는 기관에 계좌를 넓히면 자금세탁(AML)·테러자금조달(CFT) 리스크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흐름이다.결국 쟁점은 “개방” 자체가 아니라, 어떤 안전장치를 붙여서 어디까지 열 것인가다.
코인베이스·서클·크라켄·블록까지…“은행 우회”가 아닌 “제도권 합류” 신호?
이 제안이 통과될 경우, 암호화폐 결제·스테이블코인·거래 인프라를 가진 기업들이 연준 결제 시스템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결제·정산을 핵심 사업으로 삼는 기업들은 “은행 파트너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 선택지가 넓어진다.또 업계에서는 과거 ‘은행 서비스 접근이 제한됐다’는 논란(일명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로 불리던 이슈) 이후, 이번 움직임이 산업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월가 긴장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대형 은행은 결제망을 장악하며 예금·정산·수수료·기업금융을 유기적으로 묶어 수익을 만든다. 그런데 비은행권이 결제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길이 열리면, 일부 구간에서 은행의 중개 역할이 얇아질 가능성이 생긴다.특히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디지털 지갑 기반 결제가 확산될수록, “결제는 은행이 한다”는 전제가 약해지고, 대형 은행은 수수료·정산 주도권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완전한 특권’은 아니다…이자·대출 제외, 한도 제한까지
이번 논의가 곧바로 “암호화폐 기업이 은행과 동일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제안된 계좌에는 여러 제약이 따라붙는 것으로 설명된다. 예를 들면,예치금에 대한 이자 미지급m=,연준의 신용 대출(유사시 유동성 공급) 접근 불가,잔액 한도 제한 등 즉, ‘결제 기능’ 중심의 제한적 접근을 주되, 전통 은행이 가진 핵심 특권(이자·유동성 백스톱)은 분리하는 구조다. 제도권 편입의 문을 열되, 리스크는 좁게 관리하려는 설계로 읽힌다.
의견수렴 45일…빠르면 2026년 4분기 가동 관측
절차 측면에서는 대중 의견수렴이 진행되고, 일정이 순조롭다면 2026년 4분기쯤 기능이 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 언급된다. 다만 이런 제도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실제 도입 시점은 의견수렴 결과와 내부 조율, 감독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코인 기업이 은행이 된다”가 아니라 “결제 레일 경쟁”이 시작된다
이번 이슈의 본질은 단순한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아니라, 누가 결제 레일에 직접 올라타느냐다.제도가 현실화되면 코인베이스 같은 기업의 사업 확장 시나리오는 훨씬 다양해질 수 있지만, 동시에 AML/CFT 같은 규율이 더 강하게 붙을 가능성도 크다. 월가가 긴장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결제 인프라가 열리면 경쟁은 커지고, 경쟁이 커지면 기존 수익 구조가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