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회복된 3조달러…매도 물량 한차례 정리됐다는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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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둔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 번 시가총액 3조달러 언저리를 회복했다. 최근까지 주말마다 반복되던 급락 패턴이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팔 사람은 이미 대부분 팔고 남은 구간”이라는 해석이 조심스레 나온다.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 보도에 따르면 12월 22일(현지시간)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3조달러 선 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극심했던 일요일(현지시간) 늦은 시간대에 대규모 매도 공세가 나오지 않은 점이 시장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 규모 자체가 줄어든 만큼,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관망 국면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주 변수는 PCE·GDP…크리스마스 전까지 ‘기다림의 장세’
단기적으로 시장을 흔들만한 일정은 많지 않다.가장 먼저 시장의 관심을 받는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핵심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다. PCE 발표 결과에 따라 2026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대한 기대가 다시 조정될 수 있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의 단기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이어 화요일에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연율 기준 3%대 초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어 2분기 3.8%보다 둔화된 흐름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날 신규 주택 판매 지표, 수요일에는 10월 내구재 주문 지표가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목요일 크리스마스에는 뉴욕증시와 주요 채권·파생상품 시장이 모두 휴장에 들어가며, 암호화폐만 24시간 거래를 이어가게 된다.
“산타 랠리는 실종…이제는 2026년 발언이 관건”
이달 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한차례 ‘산타 랠리’ 기대가 부각됐지만, 실제 가격 흐름은 조용한 박스권에 가깝다. 인도 증권사 지오지트의 리서치 총괄 비노드 나이르(Vinod Nair)는 “단기 지표보다 2026년 통화정책 로드맵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발언이 앞으로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실제로 연준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경고 메시지 역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애매한 스탠스가 위험자산 전반의 공격적인 베팅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박스권 상단에서 숨 고르기
아시아 거래 시간 기준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3조 800억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좁은 범위의 등락을 보이고 있다.비트코인(BTC) 은 주말 동안 8만8,000달러선을 다시 회복한 뒤 그 부근에서 옆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고점 대비 조정폭이 크지 않은 만큼, 단기 트레이더들은 위·아래 모두 뚜렷한 방향 신호를 기다리는 분위기다.이더리움(ETH) 역시 3,000달러선을 재탈환했지만, 거래량이 크게 붙지 않아 추세적인 상승 랠리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알트코인 시장에서도 일부 종목이 기술적 반등을 보였으나, 시가총액 상위 코인 대부분은 소폭 등락에 그치며 방향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형 매도는 한 차례 정리…지금은 포지션 재정비 구간”
온체인 데이터와 파생상품 지표를 종합하면, 최근 몇 주간 이어졌던 레버리지 청산과 현물 매도가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분석이 많다. 주말 ‘덤핑’이 잦아들고 시가총액이 3조달러 위에서 지지를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패닉셀러는 상당수 시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다만 매수 주도권을 누가 쥘지, 그리고 새해 초 어떤 거시 이벤트가 위험자산 선호를 다시 자극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말 연초 특유의 거래 공백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팔 사람은 팔았지만, 적극적으로 살 사람도 아직 많지 않은” 미묘한 균형 상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