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수익 규모에서 이더리움 추월…“실사용 체인이 시장 판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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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달러 찍은 솔라나, 5억 달러대 이더리움 훌쩍 넘어
올해 온체인 수수료와 프로토콜 수익 기준으로 솔라나(Solana, SOL) 가 처음으로 이더리움(Ethereum, ETH) 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오며, 스마트 컨트랙트 시장의 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현지시간 12월 22일 기준 집계에서 솔라나 네트워크의 연간 매출(수수료·MEV 등 프로토콜 수익 포함)은 약 14억 달러로 추산된다. 반면 이더리움은 약 5억 2,200만 달러 수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솔라나 트레저리를 관리하는 DFDV(DeFi Development Corporation) 는 “프로토콜 수익만 놓고 보면, 솔라나가 이더리움을 앞서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눈에 띄는 지점은 최근 5년 동안 이더리움의 연간 매출이 약 90% 줄어든 반면, 솔라나의 매출은 같은 기간 약 5,000%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디파이·NFT·밈코인·온체인 트레이딩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솔라나는 단순 ‘이더리움의 대체재’가 아니라 차세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의 주 무대라는 인식을 굳혀가고 있다.
야코벤코 “올해는 놀라웠지만, 진짜 승부는 실행 레이어에서 난다”
솔라나 공동 창립자 아나톨리 야코벤코(Anatoly Yakovenko) 는 이 같은 수익 역전에 대해 “분명 놀라운 결과”라고 인정하면서도, 장기 지속 가능성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그는 “오픈소스, 무허가 프로토콜이 이렇게 높은 매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아무리 커져도 결국 시장은 ‘실제 매출을 내는 체인’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야코벤코는 또,글로벌한 탈중앙화,짧은 레이턴시(지연시간),높은 TPS(처리량),검열 저항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실행 레이어(Execution Layer) 경쟁’ 이 앞으로 L1 시장의 승자를 가를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어떤 체인이 더 많은 거래·앱·유저를 실제 온체인에서 처리하느냐가 모든 것을 가르게 된다는 진단이다.
“유저는 줄었다” 반론도…밈코인 열기 식자 활성 계정 급감
다만 모두가 솔라나의 성장을 장밋빛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디파이 분석가 스크리블러(Scribbler) 는 최근 데이터에서 솔라나 월간 활성 트레이더 수가 3,000만 명 수준에서 현재 100만 명 안팎으로 줄어든 점을 지적했다.특히 2023년 말~2024년 초, 솔라나에서 폭발적으로 거래됐던 밈코인 붐 이 가라앉으면서 트래픽이 급감했고, 도널드 트럼프 관련 밈코인(TRUMP 등)이 만들어냈던 극단적인 거래량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수료 매출은 급증했지만,거품이 빠지면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밈코인 빠져도 남는다”…주식·스테이블코인 트래픽으로 대체 전망
반대로, 솔라나의 성장 스토리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도 뚜렷하다. 온체인 분석가 마티(Marty) 는 밈코인 트레이더가 빠져나간 자리를 실사용 수요가 채울 것이라고 본다.그는 주식 토큰화·실물자산(RWA) 연계 상품,스테이블코인 결제,온체인 수익형 상품이 솔라나 네트워크 상에서 점점 비중을 키우고 있다며, “단기 투기 트래픽이 줄어든 대신 장기 체류형 자본이 유입되는 구조로 바뀌는 중”이라고 평가했다.실제로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과 포워드 인더스트리즈(Forward Industries) 는 솔라나 기반 주식 토큰화 솔루션을 실험 중이며,비자(Visa) 는 미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솔라나 기반 USDC 결제 파일럿 계획을 발표하며 결제 인프라 레일로 솔라나를 채택했다.기관의 이런 움직임은 솔라나를 ‘밈코인 체인’에서 ‘실제 자산이 오가는 고성능 결제·거래 인프라’ 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매출 1위가 의미하는 것…“다음 싸움은 볼륨이 아니라 구조”
솔라나가 연간 매출에서 이더리움을 앞섰다는 사실은, 단순한 순위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가 수수료 구조의 이더리움 과 저렴한 수수료·고속 처리를 내세운 솔라나라는 상반된 모델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트랜잭션을 실제로 유치하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 풀을 만들 수 있는지가 이제 데이터로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야코벤코의 말처럼, 결국 “누가 더 많은 유저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 레이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장기 승부처다. 밈코인 열풍이 사라진 뒤에도 주식·채권·스테이블코인·국채 토큰화 같은 실물 기반 흐름이 솔라나 위에서 계속 쌓여 간다면, 이번 ‘매출 역전’ 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의 첫 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