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동반 순유출…블랙록 IBIT·그레이스케일 ETHE에서 자금 이탈

BTC ETF 유출 지속, ETH ETF도 하루 만에 마이너스 전환

미국 디지털자산 현물 ETF 시장에서 자금 흐름이 다시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최근 거래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는 순유출이 이어지며 누적 유출 흐름을 연장했고,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하루 만에 순유출로 재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연말을 앞둔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ETF 수급에 영향을 주는 국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출 확대…IBIT 중심으로 자금 이탈

Farside Investors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23일(현지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일일 합산 순유출 규모는 약 1억886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흐름은 블랙록 IBIT에 유출이 집중되면서 전체 수급을 사실상 좌우했다. 같은 날 IBIT는 -1억5730만 달러, 피델리티 FBTC -1530만 달러, 비트와이즈 BITB -570만 달러, 그레이스케일 GBTC -1030만 달러 수준의 순유출이 반영됐다. 반면 그 외 주요 상품은 큰 변동 없이 ‘0’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며, 특정 대형 상품(IBIT)에 매도·환매가 몰린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더리움 현물 ETF 하루 만에 ‘유출’로 방향 전환

이더리움 현물 ETF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Farside Investors 데이터 기준 같은 날 이더리움 현물 ETF 합산 순유출은 약 9550만 달러로 나타났다. 유출의 상당 부분은 **그레이스케일 ETHE(-5090만 달러)**에서 발생했고, 블랙록 ETHA(-2500만 달러), 비트와이즈 ETHW(-1400만 달러), 프랭클린 EZET(-560만 달러) 등도 동반 유출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에 플러스 흐름을 보였던 구간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수급이 반대로 기울며 투자 심리가 재차 방어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읽힌다. 

솔라나 ETF 큰 소음 없이 ‘소폭 순유입’ 유지

반면 솔라나(SOL) ETF는 비교적 차분한 흐름 속에서 소폭 순유입을 나타냈다. Farside Investors의 솔라나 ETF 대시보드 기준 12월 23일 전체 순유입은 420만 달러로 집계됐다. 상품별로는 비트와이즈 BSOL(+160만 달러), 피델리티 FSOL(+110만 달러), **그레이스케일 GSOL(+150만 달러)**이 유입을 기록했고, 다른 라인업은 유의미한 변화가 크지 않았다. 

왜 하필 연말에 유출이 커질까

연말 구간에는 기관과 자산운용사의 매매 동기가 평소보다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대표적으로 ▲연간 수익률 확정(차익 실현) ▲리스크 예산 재조정 ▲포트폴리오 목표 비중 복원(리밸런싱) ▲현금성 자산 확보 수요 등이 맞물리면, 현물 ETF에서도 환매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특정 상품에 자금이 쏠려 있던 시장일수록, 한두 개 대형 ETF에서의 자금 이동이 “전체 시장 순유출”로 크게 관측되기 쉽다. 

BTC·ETH·SOL 모두 약세권

ETF 수급이 보수적으로 기운 가운데, 주요 코인 가격도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CoinMarketCap 기준 비트코인(BTC)은 8만6000달러대, 이더리움(ETH)은 2900달러대, 솔라나(SOL)는 12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는 흐름이 관측됐다. 

‘유출=하락’ 공식은 단순화 위험

현물 ETF의 순유출이 단기 약세 신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항상 가격과 1:1로 맞물리지는 않는다.

ETF 흐름은 기관의 포지션 조정, 세금/회계 이슈, 대체 상품으로의 이동,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헤지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흔들린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하루 수치”보다 **연속 추세(며칠간 누적)**와 **유출이 특정 상품에 집중되는지 여부(예: IBIT·ETHE/ETHA)**를 함께 보는 것이 해석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