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식도 금도 아닌 ‘제3의 흐름’인가…상관관계 급변에 자산 성격 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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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이 미국 증시와 금 가격의 흐름에서 점차 분리되며, 시장이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동안 “기술주처럼 움직인다”는 해석과 “디지털 금” 내러티브가 동시에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두 축 모두와 거리를 두는 가격 패턴이 관측되면서 “비트코인이 독자적인 자산군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커지는 분위기다.
상관관계(Correlation)란? ‘같이 움직이는가’를 보여주는 온도계
상관관계는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지표로 알려져 있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동조성이 높고, 0에 가까우면 서로 영향이 약하거나 독립적이며, 음수로 내려가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판단할 때 자주 참고하는 대표 지표다.
상반기엔 나스닥·금과 ‘동행’…하반기엔 빠르게 약화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나스닥과 금 모두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위험자산(기술주)과 안전자산(금) 내러티브가 동시에 작동하는 듯한 흐름이 관측됐다는 설명이 나온다.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이 동조성이 약해지면서, 비트코인이 기존 자산들과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지 않는 구간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스닥 상관계수 ‘0 근접’…이제는 미국 주식과 분리되는가
현재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계수가 0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미국 기술주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자산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런 변화가 의미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트코인이 “리스크온(주식 상승) 때 오르고, 리스크오프(주식 하락) 때 내리는” 단순한 구조를 벗어나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설명하는 변수를 다시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과는 ‘역상관’으로…‘디지털 금’ 내러티브에 균열?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금과의 관계다.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가 -0.5 수준까지 내려가며 역상관 구간에 들어섰다는 설명은, 이름은 ‘디지털 금’이어도 실제 가격 행동은 금과 다르게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다만 이 역시 결론을 서두르긴 어렵다. 상관관계는 시기·구간에 따라 변동 폭이 크고, 특정 이벤트(유동성, 규제 이슈, 파생시장 포지셔닝, 대규모 현물 수급)에 의해 단기적으로 왜곡될 수 있어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자체 수급 시장’이 커졌다는 해석
상관관계 약화의 배경으로는 몇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비트코인 시장 내부 요인(현물·파생 포지션, 거래소 흐름, 고래 이동)이 가격을 더 강하게 좌우,기관 참여 확대 이후, “주식/금”이 아니라 “비트코인 자체 수급”이 핵심 변수가 되는 구조,특정 지역·특정 시간대의 수요가 가격을 주도하며 전통 자산과의 동조성을 희석. 즉, 비트코인이 외부 시장(나스닥/금)보다 내부 시장(크립토 수급/포지션)에 의해 움직이는 비중이 커졌다면, 상관관계가 약해지는 현상은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일시적 ‘디커플링’인가, 구조적 ‘자산 독립’인가
핵심 질문은 하나다.이번 상관관계 변화가 잠깐의 구간 현상인지, 아니면 비트코인이 정말로 독자적 자산군으로 자리 잡는 신호인지다.투자자들이 다음으로 확인하려는 포인트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상관관계 약화가 몇 주가 아니라 수개월 이상 유지되는지,금·주식이 큰 변동성을 보일 때도 비트코인이 독립 흐름을 계속 유지하는지,비트코인 내부 수급 지표(거래소 유입·유출, 파생 OI, 펀딩 등)가 실제로 가격을 더 잘 설명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