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지금의 고통이 다음 상승의 연료가 될까…조정장 속 ‘전환 신호’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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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이 연말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체감 고통이 커지고 있다. 가격이 급등하던 구간에서 기대가 과열됐던 만큼, 조정이 길어질수록 “이 하락이 끝이냐, 다음 상승의 준비 구간이냐”를 두고 시장 해석도 엇갈린다. 다만 단기 심리 지표가 얼어붙은 와중에도, 중장기 관점에서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시각은 꾸준히 힘을 얻고 있다.
4분기 성적표 ‘부진’…공포 심리가 유동성까지 압박
최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2025년 4분기를 기준으로 약 -19% 안팎의 하락으로 마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치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분기 성과라는 평가가 뒤따른다.이 과정에서 단기 보유자(Short-term holder) 중심의 손절성 매도가 늘고, 심리 지표는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현물 ETF 자금 흐름이 약해지거나 순유출이 나타나는 국면에서는 매수 대기 자금이 얇아져, 작은 악재에도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온체인 지표가 말하는 ‘조정의 잔상’…SOPR·MVRV가 주는 힌트
가격 조정이 단순한 하루 이틀짜리 흔들림이 아니라는 신호는 온체인 지표에서도 읽힌다. 시장 참여자들이 자산을 어떤 가격대에서 사고팔며, 현재 손익 상태가 어떤지 보여주는 지표들이 “투매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SOPR(지출된 출력 수익 비율): 시장이 손실 구간에서 매도를 반복하는지, 혹은 이익 실현이 우세한지 가늠하는 데 쓰인다.
MVRV(실현 가치 대비 시장 가치): 시장 가격이 참여자들의 평균 매입 원가 대비 얼마나 과열(또는 침체)됐는지 살피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이 지표들이 약세 국면에서 흔히 보이는 흐름을 보일 경우, 시장은 향후 2~3개월가량 ‘횡보형 조정’ 또는 추가 하방 압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경향이 있다.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 패턴을 참고한 해석이며, 실제 가격은 정책·유동성·수급 이벤트에 따라 더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시야를 넓히면 다른 그림…“사이클이 바뀌고 있다”는 주장
단기 신호가 불편한 것과 별개로, 중장기 시계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4년 주기(반감기 중심)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게 변하고 있다고 본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요의 중심이 점점 기관·기업·상품(ETF 등) 쪽으로 옮겨가며, 가격 형성 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이 관점에서 조정은 “강세장의 종료”라기보다, 과열을 식히며 다음 구간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반감기 효과에 더해, 제도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경로가 생기면 과거처럼 사이클이 한 번에 꺾이기보다는 완만한 고점 재도전 시나리오가 열릴 수 있다는 논리다.
변동성의 변화…‘성숙 자산’으로 가는 길목인가
흥미로운 포인트는 변동성(가격 출렁임)이 과거 대비 완화되는 흐름이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험자산인 것은 맞지만, 시장이 커지고 참여자 구성이 바뀌면 변동성의 성격도 달라진다.기관 자금은 보통 ‘한 번에 올인’보다 분할 매수·리밸런싱·헤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매매 방식이 확대될수록 급등·급락의 빈도는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예전 같은 폭발적 상승률”이 줄어드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우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상위 자산으로 커진 존재감…“이제는 주변부가 아니다”
비트코인의 위상 변화도 시장 해석을 바꿔 놓는 요소다. 비트코인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자산군에 포함되는 구간에서는, 가격이 단순 ‘투기 심리’만으로 움직이기보다 거시 유동성, 위험선호(리스크 온·오프), 규제 환경, 기관 포지셔닝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다.즉, 지금의 조정은 불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비트코인이 “완전히 다른 체급의 자산”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장 구조 재정렬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