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베르방크, ‘디지털자산 담보대출’ 첫 실행…채굴업계 자금조달 판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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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담보로 기업 대출을 실행하며, 러시아 금융권에서 ‘코인 담보 금융’이 실제 거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례는 채굴 기업이 보유 디지털자산을 즉시 매도하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굴 산업의 현금흐름 전략과 자금조달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매도 없이 현금 확보’…채굴업체에게 왜 중요한가
디지털자산 담보대출의 핵심은 보유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채굴업체는 전력비·시설비·장비 교체 비용 등 고정 지출이 큰데, 시장 가격이 불리한 시기에 보유 자산을 매도하면 손실이 확정될 수 있다. 담보대출은 이런 상황에서 ‘보유 유지 + 유동성 확보’라는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인텔리온 대상 파일럿…조건은 비공개
이번 대출은 러시아 현지 채굴업체 인텔리온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출 금액과 담보로 사용된 디지털자산의 종류 등 핵심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담보 구조(담보 비율, 마진콜 기준, 청산 조건 등)와 리스크 관리 방식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담보 관리는 ‘은행 시스템 + 하드웨어’…핵심은 통제와 청산 규칙
은행이 디지털자산을 담보로 취급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담보 통제(키 관리/커스터디): 담보 자산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는지,가격 급변 대응(마진콜·추가담보·청산 룰): 담보 가치가 급락할 때 어떤 절차로 리스크를 막는지.이번 사례에서 스베르방크는 디지털 담보를 자체 시스템과 하드웨어 솔루션을 통해 관리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운영 표준이 어느 수준인지, 담보 보호·청산 절차가 어떻게 설계됐는지는 아직 공개 정보가 부족하다.
“채굴업체뿐 아니다”…기업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
스베르방크는 이 방식이 채굴업체 외에도 디지털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에 유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향후 더 많은 기업으로 파일럿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확장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디지털자산은 투자 대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업금융에서 활용되는 담보 자산으로 기능할 여지가 커진다.다만 제도권 상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담보 평가 기준, 회계·세무 처리, 자금세탁방지 기준, 제재 리스크, 담보 청산의 법적 정합성 등이 동시에 정리돼야 하며, 특히 가격 변동이 큰 자산 특성상 ‘운영 표준화’가 확산의 핵심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능’이 아니라 ‘표준화’ 싸움
이번 거래가 단발성 상징에 그칠지, 은행권의 표준 상품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앞으로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할 수 있냐”가 아니라,담보 종류와 인정 범위,담보 비율(LTV)과 리스크 한도,가격 급변 시 마진콜·청산 규칙,커스터디·보안 표준,감독·보고 체계 같은 실무적 기준이 어느 수준으로 고도화되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