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에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급증…국내 거래소 3개월 연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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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체 달러’ 수요 확대…USDT·USDC 거래가 되살아났다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오르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다시 확연히 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원화 대신 달러에 가깝게 움직이는 자산으로 일시적 피난처를 찾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환율 변동성 확대, 스테이블코인이 ‘대체 달러’ 역할
한국은행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거래 규모가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흔들릴 때 스테이블코인이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6월 ‘저점’ 이후 반등…월 거래대금 7.1조→16.9조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확대됐다. 월간 거래대금은 지난해 7월 5조4000억원 수준에서 12월 31조7000억원까지 불어나며 단기간에 시장 존재감을 키웠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열기가 다소 진정되며 6월 월간 거래대금이 7조1000억원까지 내려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하반기 들어 거래가 되살아나며 7월 11조3000억원으로 10조원대를 회복했고, 9월에는 16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결과적으로 6월 대비 3개월 만에 거래대금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동반 상승…9월 5600억원대
월간 수치뿐 아니라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5년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380억원으로 낮아졌지만, 7월 3632억원, 8월 3911억원, 9월 5632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거래가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환율 민감도’에 반응하며 연속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 포인트다.
10월에는 더 커졌나…USDT 거래량 ‘전월 대비 30%+’ 관측
공식 통계에 아직 포함되진 않았지만 업계는 10월 들어 거래가 한층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업비트 자체 집계 기준으로 대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10월 거래량이 전월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이 오를수록 달러 연동 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 1340원대 출발→1400원대 돌파…상승 흐름과 맞물려
이번 거래 확대의 배경으로는 환율 상승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340원대에서 시작해 9월 말 1400원을 넘어섰고, 10월 들어 상승 속도는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은 환율이 급등락할 때 원화 보유 비중을 조절하거나, 달러 연동 자산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변동성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내년으로…디지털자산 기본법 조율 중
제도권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안을 두고 막바지 조율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시각차가 남아 있어 입법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안은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