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쌓는 이유…국가 준비자산 전략의 ‘새 모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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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중앙은행, 금 매입 확대…외환보유액 전략 변화
엘살바도르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다시 한번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단순한 비트코인 정책이 아니라, 금(Gold)과 비트코인(Bitcoin)을 동시에 축적하는 준비자산 전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다.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이 방식은, 달러 중심 글로벌 금융 질서 속에서 엘살바도르가 선택한 독특한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의 금 확보 움직임…신흥국 외환 전략 변화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은 최근 금 매입을 확대하며 국가 준비자산 구성을 새롭게 조정하고 있다. 금은 수백 년간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기능해온 자산이다.
특히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중앙은행들이 가장 먼저 늘리는 자산 중 하나가 금이다. 엘살바도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외환보유액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왜 지금 금인가”…세계 중앙은행들도 금을 다시 담는다
엘살바도르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여러 국가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기 상황에서도 가치가 비교적 유지되는 실물자산을 확보하려는 흐름이다. 엘살바도르의 금 매입 역시 이런 글로벌 추세와 맞물려 있으며, 준비자산 전략을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나온 선택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축적은 계속된다…세계 최초 실험은 진행 중
엘살바도르를 특별하게 만드는 지점은 금뿐만이 아니다. 이 국가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 비트코인은 금처럼 실물자산은 아니지만,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희소자산’으로 불린다.
엘살바도르는 이 특성에 주목해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바라보고 있다. 즉, 단기 가격 등락에 따른 투기적 접근보다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편입한 것이다.
금과 비트코인을 함께 보유하는 구조…의도는 분명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엘살바도르가 준비자산을 두 축으로 나누고 있다고 분석한다.
1. 금은 방어용 안전자산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가치 유지 가능,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자산, 변동성이 낮은 준비자산
2. 비트코인은 미래형 성장자산
공급 제한 기반의 희소성, 디지털 금융시장 확장과 함께 가치 상승 가능성, 국가 브랜드 전략과 연결
이처럼 엘살바도르는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담아내는 이중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모습이다.
달러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탈달러 실험’
엘살바도르의 정책은 단순히 금을 사고 비트코인을 모으는 문제를 넘어선다. 핵심은 달러 중심 국제 금융 구조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적 모델을 실험한다는 점이다. 많은 신흥국들은 외환보유 대부분을 달러 자산에 의존한다.
그러나 미국 금리 정책이나 달러 강세 흐름에 따라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엘살바도르는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준비자산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금융 허브를 노리는 국가 전략
또 하나 중요한 배경은 국가 이미지와 투자 전략이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정책 이후 글로벌 크립토 산업의 관심을 받으며, ‘디지털 금융 국가’라는 브랜드를 구축해왔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관광 산업 확대, 블록체인 산업 성장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즉, 비트코인은 단순 자산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성공 여부는 앞으로의 변수에 달렸다
다만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축적하는 전략은 아직 전례가 많지 않다. 금은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이 제한적이고, 비트코인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엘살바도르의 준비자산 실험은 단기간 평가하기 어렵고, 향후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성공한다면 새로운 모델로 기록될 수 있지만,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위험 부담 역시 존재한다.
엘살바도르 사례가 남기는 의미
엘살바도르의 행보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국가 준비자산은 반드시 달러 중심이어야 하는가?”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은 아직 실험 단계지만, 신흥국들이 외환 전략을 다양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상징적인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다른 국가들이 이를 참고할지, 혹은 경계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