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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국고채 공백 속 커지는 ‘디지털 달러’ 파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속도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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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1.09 17:53
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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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스테이블코인으로 국채 수요 흡수… 한국은 제도 공백

한국이 만기 1년 이하 단기 국고채(단기 국채) 도입을 두고 부처 간 조율에 시간을 보내는 사이, 미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앞세워 국채 수요를 흡수하고 달러 패권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결제·정산의 “기본 인프라”가 디지털로 옮겨가는 전환기에서, 국내 제도 정비가 늦어질 경우 원화 통화 주권이 약해지고 일상 결제 영역까지 **‘디지털 달러’**가 스며드는 이른바 디지털 식민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단기 국고채 추진 멈춤… “인프라 공백”이 남긴 숙제

금융권에서는 최근 만기 1년 이하 국고채 발행 계획이 중단되며 시장이 기대했던 단기물 공급 체계가 멈춰 섰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기 국고채는 정부의 현금흐름 관리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금융시장의 단기 금리 기준 형성에도 영향을 주는 “기초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문제는 이 같은 단기물 시장의 정비가 단순한 채권 발행 여부를 넘어,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 결제 생태계가 커질 때 필요한 안정적 담보·준비자산(리저브) 운용 기반과도 맞물린다는 점이다. 단기물 공급이 촘촘할수록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준비금 운용 선택지가 넓어지고, 변동성 관리와 유동성 조절도 정교해질 수 있다.


미국은 왜 스테이블코인에 ‘국채 전략’을 얹었나

미국의 접근은 명확하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준비금으로 편입되는 미국 단기국채(T-Bill) 규모가 늘고, 이는 다시 국채 수요의 안정성을 키운다. 민간이 발행하지만 준비금 구조가 미국 금융시장(특히 단기 국채)에 연결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미국 국채 생태계의 새로운 수요축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표 격인 **테더(USDT)**와 **서클(USDC)**은 준비금의 상당 부분을 현금성 자산과 단기국채로 운용해 왔고, 발행량이 증가할수록 준비금의 국채 편입도 확대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런 메커니즘은 달러 유통을 늘리면서도, 준비금이 국채로 흡수되는 방식이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재정조달 비용과 시장 안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이 국가급 국채 수요”로… 테더의 T-Bill 보유가 던진 메시지

최근 시장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준 대목은 민간 발행사 한 곳이 보여준 국채 보유 규모다. 테더 측 공개 자료에 따르면 특정 시점 기준 테더의 미 국채 직·간접 보유액이 약 1,350억 달러 수준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이 수치는 국가 단위 보유 규모와 비슷한 레벨로 해석되며, 같은 기간 한국 정부의 미국 국채 보유액(약 1,451억 달러로 언급)과 견줘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숫자 자체보다 의미다. 전통적으로 국채 시장의 큰손은 국가·기관투자자 중심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결제 수요가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국채 시장에서 무시 못 할 규모의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달러-국채-스테이블코인”이 서로 수요를 밀어주는 구조를 만들며, 디지털 금융의 확산이 곧 달러 중심 질서 강화로 이어지도록 설계하고 있다.


CBDC보다 스테이블코인? 미국이 선택한 ‘마찰 적은 확장’ 방식

정책 측면에서도 미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보다 민간 스테이블코인 쪽으로 무게를 두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측된다. CBDC는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 정부 통제, 금융중개 기능 약화 같은 논쟁이 커지기 쉽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영역에서 빠르게 확장될 수 있고, 이미 글로벌 거래·송금·정산 시장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국채 수요라는 실익까지 더해지면, 미국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통화 전략 + 재정 전략이 결합된 도구가 된다. 특히 경쟁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외교·무역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우호적인 민간 수요처가 커지는 구조는 국채 보유 기반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많은데 실행은 더디다

반면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인프라 구축 속도가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대상만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결제·정산, 크로스보더 송금, 디지털 상거래, 플랫폼 내 포인트/정산 시스템까지 사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이 국면에서 국내 준비가 늦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비자와 기업은 비용과 속도, 사용처가 넓은 결제 수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습관화”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거래 단위가 자연스럽게 달러로 고정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영향력과 통화 정책의 체감 효력이 약해질 수 있다.


‘디지털 달러’가 생활 결제에 스며들 때 생기는 3가지 리스크

첫째, 결제 주도권이 바뀔 수 있다. 결제는 단순 송금이 아니라 데이터·수수료·플랫폼 지배력과 연결된다. 디지털 달러 기반 결제 채널이 커질수록 국내 결제 생태계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 있다.

둘째, 자본 이동과 유동성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지갑 간 이동이 빠르고, 온·오프램프(현금화/입금 통로)가 촘촘해질수록 자금 이동의 속도와 규모가 커진다. 제도 설계가 뒤처지면 규제 공백과 리스크 관리 공백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셋째, 준비자산(리저브) 구조의 해외 의존이 커질 수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것은 곧 달러 기반 자산 수요를 늘리는 측면이 있다. 국내에서 원화 기반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의 열매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돌아오기보다 해외 달러 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해법은 “금지 vs 허용”이 아니라, 원화형 설계의 디테일 경쟁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방향은 단순하다. 스테이블코인을 무조건 막거나 무조건 풀자는 이분법이 아니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인프라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과제가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

준비자산 규율: 현금성 자산과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 편입 기준, 만기·유동성 규칙, 공시 주기

감사·투명성 표준: 발행량-준비금 매칭 검증, 외부 감사 체계, 실시간 또는 준실시간 공시 인프라

결제·정산 연동: 가맹점 결제, PG/핀테크, 은행권 계좌 연동(온·오프램프) 체계

이용자 보호: 상환 청구권, 파산·사고 시 우선변제 구조, 예치금 분리 보관 등

여기에 앞서 언급한 단기 국고채 시장 정비가 결합되면,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물 금융 인프라”도 함께 강화된다.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한국도 ‘속도와 설계’가 관건

지금 전 세계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쟁을 “코인 산업”이 아니라 통화와 국채, 결제망 주도권의 문제로 재정의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국채 수요와 달러 확장의 레버리지로 활용하며 빠르게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고, 한국은 단기 국고채 같은 기초 인프라조차 논쟁 속에서 지연되며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면, 시장은 먼저 움직인다. 그리고 한 번 굳어진 결제 습관과 네트워크 효과는 되돌리기 어렵다. 결국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단기 국채 인프라 정비, 투명한 준비금 규율을 동시에 추진하는 현실적인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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