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진짜 얼굴…‘카드 대체’라는 착시는 어디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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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과 결제는 같지 않았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은 ‘차세대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자주 언급돼 왔다. 블록체인 위에서 움직이는 달러라는 개념은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고, 막대한 온체인 이동 규모는 이런 인식을 더욱 강화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 기대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블록체인에서 이동한 금액 ≠ 실제 결제에 쓰인 금액이라는 점이다.
왜 결제 규모가 과장돼 보였을까
스테이블코인의 온체인 활동은 하나의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결제 과정에서 기술적 이동, 중간 정산, 자동화된 계약 실행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 모든 움직임이 ‘거래량’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묶이면서, 실제 사용 규모보다 훨씬 크게 보였다는 설명이다.최근 공개된 데이터 분석은 이 구조적 착시를 분리해 살펴봤다. 기술적 이동과 내부 이전을 제거하고, 최종 소비자나 기업 간 대가 지급으로 이어진 흐름만 추려냈을 때,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비중은 기존 인식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결제 시장과 비교해 보니
전 세계 결제 시장은 연간 수십 조 달러 규모로 움직인다. 이에 비해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결제에 사용된 비중은 아직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용카드에 필적한다’는 표현이 등장했던 배경과 달리, 현실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차이는 기술의 실패라기보다, 현재 위치에 대한 오해에 가깝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영역은 분명하다
결제 비중이 작다고 해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미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 분야에서는 이미 기존 금융보다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기업 간 거래와 국경 간 송금이다. 은행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도 비교적 빠르고 예측 가능한 정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실무 영역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급여 지급, 자본시장 정산 등에서도 실험적 활용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 결제는 아직 ‘실험 단계’
소비자 결제 영역, 특히 카드 기반 결제는 아직 초기 실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규모 자체는 작지만,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통 결제 기업들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이 영역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Visa와 Stripe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Circle과 Tether가 국제 송금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강조하는 배경 역시 같은 맥락이다.
숫자가 낮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
결제 비중이 낮다는 분석은 스테이블코인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출발선을 명확히 보여준다. 과대 기대가 걷히면서, 이제는 어디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재정의가 오히려 장기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허상을 걷어낸 뒤에야, 기술의 진짜 경쟁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