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이 만든 역설…비트코인 채굴기 멈추자 수익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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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판매 전략이 부각되며 채굴 산업 구조 변화 신호
미국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가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 예상 밖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극한 기후 상황에서 일부 채굴업체들은 채굴 장비를 가동하는 대신 전력을 전력망에 되파는 전략을 택했고, 이 선택이 오히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굴 대신 전력 공급…수익 공식이 달라졌다
토큰화 비트코인 해시파워 기업 옴네스의 최고 채굴 책임자인 스콧 노리스는 최근 혹한기 전력 시장의 구조가 채굴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망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경우, 채굴업체가 사용하던 전력을 즉시 회수해 높은 단가로 매입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그는 전력망의 요청이 발생하면 채굴을 중단하게 되지만, 이때 지급되는 전력 판매 단가가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얻는 기대 수익을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채굴기를 끄는 것이 더 높은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가격 격차가 만든 ‘마진 확대’
전력 비용 구조를 보면 이러한 판단이 왜 나오는지 드러난다. 채굴을 지속할 경우 단위 전력당 제한적인 수익이 발생하지만,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동일한 전력을 훨씬 높은 가격에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 전력 조달 원가가 낮은 업체라면, 채굴 중단 자체가 곧 수익 확대로 이어진다.노리스는 이 같은 구조를 두고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채굴업체에 불리하지 않은 모델”이라며, 극한 기후가 오히려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혹한 속에서 재평가받는 채굴 기업들
이러한 변화는 주식 시장에서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최근 며칠간 일부 상장 채굴 기업들의 주가는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력 소비자이자 동시에 유연한 전력 공급자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새롭게 조명된 것이다.시장에서는 혹한기에도 안정적으로 전력망과 연동할 수 있는 채굴업체들이, 단순한 비트코인 생산 기업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시레이트 급감…네트워크는 일시적 충격
반면 채굴 중단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반의 지표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다수의 채굴업체가 장비 가동을 멈추자 전체 해시레이트가 단기간에 크게 낮아졌고, 이는 최근 수개월 중 가장 빠른 속도의 감소로 기록됐다.주요 채굴 기업들의 일일 비트코인 생산량 역시 급격히 줄어들며, 혹한이 실제 채굴 활동에는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줬다.
경쟁 완화가 만든 또 다른 수혜자
흥미로운 점은 모든 채굴업체가 피해를 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채굴업체가 가동을 멈추면서 블록 채굴 경쟁이 완화됐고, 그 결과 채굴 수익성을 나타내는 해시프라이스 지표는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이로 인해 전력 인프라를 직접 보유하고 있거나, 전력망과 수요 반응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은 상대적인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굴 산업, 에너지·AI 결합 모델로 진화하나
노리스는 이번 사례를 두고, 향후 경쟁력을 갖출 채굴업체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자체 전력 설비 보유, 전력망과의 유연한 계약 구조, 그리고 인공지능(AI)·고성능 컴퓨팅(HPC)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다.그는 “채굴 산업은 더 이상 단순히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며, 에너지와 연계된 복합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혹한이 남긴 메시지
이번 혹한은 채굴 산업의 취약성을 드러낸 동시에, 새로운 수익 모델의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전력 수요와 가격 변동에 따라 채굴과 전력 판매를 선택적으로 전환하는 구조는 향후 채굴 비즈니스의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기후와 에너지 시장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이번 혹한은 그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